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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 스캔들
'일타 스캔들'은 2023년 1월 14일부터 3월 5일까지 tvN에서 방송된 토일 드라마로, 총 16부작으로 완결되었습니다. 방영과 동시에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전 세계 스트리밍되었으며,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으며 그해를 대표하는 로맨틱 코미디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연출은 '고교처세왕', '오 나의 귀신님'을 함께 만든 유제원 감독이 맡았고, 극본 역시 같은 작품들을 집필한 양희승 작가가 담당했습니다. 두 사람이 세 번째로 다시 만난 작품이기도 합니다. 주연은 국가대표 출신으로 사교육 1번지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남행선 역의 전도연, 대한민국 최고의 수학 일타강사 최치열 역의 정경호가 맡았습니다. 전도연에게는 이 작품이 17년 만에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돌아온 복귀작이라는 점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외에도 이봉련, 노윤서, 오의식 등이 극에 활기를 더했습니다.
제작의도는 대한민국의 치열한 사교육 현실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유쾌하고 따뜻한 로맨틱 코미디로 풀어내는 데 있었습니다. 입시 지옥이라는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배경 속에서도,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두 사람이 사랑을 통해 각자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그리며, 결국 이 이야기가 입시가 아닌 '사람 이야기'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줄거리
이야기는 한때 국가대표 핸드볼 선수였지만 가정을 위해 운동을 그만두고, 사교육 1번지에서 '국가대표 반찬가게'를 운영하며 딸 해이를 키워온 남행선의 일상에서 시작됩니다. 학원 하나 다니지 않고도 공부를 잘하는 딸 덕분에 은근한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온 행선이었지만, 어느 날 해이가 대한민국 최고의 수학 일타강사 최치열의 수업을 듣고 싶다고 말하며 예상치 못한 사교육 전쟁터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한편 최치열은 뛰어난 실력과 완벽주의로 무장한 일타강사이지만, 정작 자신의 개인적인 삶은 공허하고 외로운 인물입니다. 그런 그의 앞에 거침없고 솔직한 성격의 행선이 나타나면서, 치열은 서서히 자신도 몰랐던 감정을 마주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두 사람이었지만, 딸의 교육 문제로 얽히고설키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며 예상치 못한 로맨스로 발전해 나갑니다.
드라마는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와 더불어, 치열한 사교육 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인간 군상과 사건들도 함께 그려냅니다. 학생들의 입시 스트레스, 학부모들의 치맛바람, 그리고 학원가 내부의 경쟁과 암투까지 현실감 있게 담아내며 이야기에 깊이를 더합니다. 이 과정에서 행선과 치열은 각자가 안고 있던 과거의 상처와 결핍을 서로를 통해 조금씩 치유해 가고, 결국 두 사람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하며 이야기를 완성해 갑니다.
관전포인트
'일타 스캔들'을 보다 보면 마치 자녀 교육 앞에서 누구보다 진지해지는 학부모들,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해 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실제로 마주하는 듯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학원 시간표에 맞춰 정신없이 움직이는 학부모의 모습이나, 성적표 하나에 울고 웃는 교실 풍경이 화면 속에 생생하게 담겨 있어 웃음과 씁쓸함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행선과 치열이 티격태격하다가도 서로를 진심으로 챙기는 장면마다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완벽해 보이던 치열이 행선 앞에서 조금씩 무장해제되는 과정을 보면서는, 사랑이란 결국 서로의 빈틈을 알아봐 주는 데서 시작된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가장 큰 관전포인트는 배우 전도연과 정경호의 케미스트리입니다. 무겁고 진지한 작품을 주로 맡아왔던 전도연이 오랜만에 유쾌하고 씩씩한 캐릭터로 돌아와 신선한 매력을 보여줬고, 정경호 역시 냉철하면서도 허당미 넘치는 일타강사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소화해 냈습니다. 여기에 입시라는 현실적인 소재를 코믹하면서도 따뜻하게 풀어낸 각본도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방영 이후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에도 이름을 올리며 해외에서도 폭넓은 사랑을 받았고, 백상예술대상 후보에도 오르며 작품성 역시 인정받았습니다.
다만 초반부는 두 사람의 로맨스보다 사교육 현장의 다양한 인물과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데 공을 들이는 편이라, 다소 늘어진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중반부 이후 본격적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진전되는 만큼, 초반의 설정을 차분히 즐기시면 후반부의 달콤한 로맨스를 더욱 만족스럽게 감상하실 수 있는 작품입니다.

